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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쯤은 떠나고 싶었던 조용한 동남아 도시에서의 한 달. 카페에 앉아 노트북을 펴고, 낮에는 여유롭게 골목길을 걷는 삶. 치앙마이는 그런 로망을 실현하기에 너무나 좋은 도시입니다.
특히 요즘 같은 시기에는 짧은 여행보다는 한 달쯤 머무는 ‘슬로우 트래블’, 소위 말하는 한 달 살기 방식이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이번 글은 지난번 소개해드린 치앙마이 한 달 살기 지역으로 소개했던 님만해면에 이어서 제가 작년에 한 달 정도 머물렀던 치앙마이 올드타운 중심으로 한 숙소 추천과 한달살기 팁을 공유해보려 합니다.
올드타운에서의 하루, 왜 이곳이 좋을까?
치앙마이 올드타운은 성벽과 해자로 둘러싸인 정사각형 형태의 구도심입니다. 도시 전체가 고요하고 여유롭지만, 그중에서도 올드타운은 치앙마이의 ‘느린 매력’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곳입니다.
오토바이 대신 자전거가 어울리는 도시, 새벽엔 승려들이 탁발을 하고, 저녁엔 거리마다 음악이 흐르는 분위기. 일상이 곧 여행이 되는 공간이죠.
숙소 선택도 이 지역을 중심으로 하게 된 이유는 간단합니다. 도보로 이동 가능한 거리에 맛집, 사원, 카페, 마사지숍, 재래시장까지 모두 있기 때문이죠. 특히 한 달 살기를 계획하신다면, 불필요한 교통비 없이 지낼 수 있다는 점은 큰 장점입니다.
무엇보다 올드타운은 밤 늦게까지도 안전한 분위기 덕분에 여성 혼자 머물기에도 괜찮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한달살기 숙소, 어디에 묵을까? 유형별 추천
1. 게스트하우스형 – 비용 절약 + 커뮤니티 중심
치앙마이는 의외로 외국인 배낭여행자와 디지털 노마드가 많습니다. 그래서인지 합리적인 가격에 숙박이 가능한 게스트하우스형 숙소가 정말 많습니다.
하루 숙박 기준 350~500바트(한화 약 1.4만 원~2만 원) 정도면 깔끔한 방, 공용 욕실, 와이파이, 간단한 조식이 제공됩니다. 한달 기준으로 협의하면 대개 20~30% 할인이 적용되고, 주방이 있거나 세탁기 사용이 가능한 곳도 많습니다.
가장 큰 장점은 같은 여행자들과 교류할 수 있는 분위기입니다. 밤마다 옥상 루프탑에 삼삼오오 모여 맥주 한잔하는 장면은 이곳의 일상이죠. Green Tiger House, Haus Hostel Chiang Mai, The Common Hostel 등과 같은 호스텔등이 인기가 있습니다.
2. 로컬 아파트먼트형 – 생활형 한달살기
좀 더 ‘현지인처럼’ 살아보고 싶다면, 로컬 아파트먼트 또는 콘도형 숙소도 매우 매력적입니다.
부엌, 냉장고, 세탁기, 책상, 에어컨 등이 갖춰진 단독공간을 임대하며, 올드타운이나 님만해민 사이에 위치한 곳이 많습니다. 보통 1개월 기준 7,000~12,000바트(약 29만~50만원) 선으로, 지난번 글에서 소개드린 님만해민과 비슷하거나 조금 더 저렴하지만 위치나 시설에 따라 가격은 차이가 있습니다.
현지 플랫폼보다 ‘Airbnb’ 또는 ‘페이스북 커뮤니티’를 통해 장기임대 조건을 직접 협의하는 게 저렴합니다. 청소나 조식 제공은 없지만, 주변 식당이 워낙 싸고 맛있기 때문에 큰 불편함은 없습니다.
단점이라면 입주 전 실물을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어 입국 후 1~2일은 임시숙소를 이용하면서 발품을 파는 방식도 추천드립니다.
3. 부티크 호텔형 – 감성 + 여유 동시에
굳이 비용을 아끼지 않아도 된다면, 소형 부티크 호텔형 숙소를 추천합니다. 치앙마이는 정말 감각적인 디자인의 숙소가 많습니다.
나무, 대나무, 라탄 소재로 꾸며진 공간들이 열대 감성을 살려줘서 방에 있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 곳들이죠. 1박 기준 1,000~2,000바트(약 4만~8만 원) 사이지만, 한 달 단위 협의 시 큰 폭으로 가격을 내릴 수 있습니다.
일부 숙소는 조식 포함, 하우스키핑 포함, 조용한 정원까지 제공해줘 ‘리조트 안에 사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Rachamankha Hotel, The Inside House, BED Chiang Mai Gate 등이 인기가 있으니 한번 고려해 보길 추천합니다.
치앙마이 한달살기 비용 예상
한달살기를 계획할 때 가장 궁금한 건 바로 ‘돈’입니다. 제가 실제로 지내며 느낀 현실적인 예산은 아래와 같습니다. 물론 사람마다 다르지만, 아래는 중간 기준입니다:
- 숙소 (아파트 기준): 약 35만 원 ~ 45만 원
- 식비 (하루 2끼 외식 + 과일 등): 월 약 25만 원
- 카페, 코워킹스페이스, 간식: 월 10만 원
- 마사지, 교통비, 유심 등 기타: 월 15만 원 내외
총합: 약 85~95만 원대
한 달 기준 100만 원 안쪽으로도 치앙마이에서는 여유롭고 풍요로운 일상이 가능하다는 건 정말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특히 카페 문화와 웰빙 마사지, 요가, 단식원 체험 등 정신적 만족도까지 높다는 점에서 치앙마이는 단순한 여행지가 아닌 ‘살고 싶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무리하며 – 치앙마이, 여행 그 이상
올드타운 중심으로 머물며 한 달을 보내는 동안, 매일이 똑같지 않았습니다. 골목마다 다른 공기, 하루하루 다른 하늘, 같은 사원에서도 달라 보이는 풍경이 매번 새로웠습니다.
단순히 숙소의 가격이나 위치보다 중요한 건, 어떤 속도로 하루를 보내고 싶은가 하는 ‘나만의 리듬’을 찾는 일이더군요. 치앙마이는 그 리듬을 허락해 주는 도시입니다. 오늘도 누군가는 사원을 산책하고, 누군가는 카페에서 새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있겠죠.
혹시 지금 삶의 속도를 잠시 늦추고 싶다면, 치앙마이 올드타운은 늘 그 자리에 조용히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