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의 ‘폭싹 속았수다’는 그저 드라마 한 편이 아니었습니다. 화면 속 제주와 전라도의 풍경, 인물들의 감정선,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까지… 많은 이들이 이 드라마를 보고, 그 배경이 된 실제 장소를 직접 걸어보고 싶어졌죠. 오늘은 바로 그 감정을 따라 떠나보는 시간입니다.
보리나라 학원농장 – 두근거렸던 첫사랑의 시작 (전북 고창)
아마 이 장면 기억나실 거예요. 노란 유채꽃밭 사이로 걷던 애순과 관식. 서로 다른 곳을 보며 어색하게 걷다가, 애순이 조심스레 관식의 주머니에 손을 넣던 장면. 많은 시청자들이 이 장면에서 웃음 짓고, 그 풋풋한 느낌에 설렜습니다.
이 장면의 배경은 전북 고창에 위치한 ‘보리나라 학원농장’입니다. 무려 30만㎡에 달하는 넓은 보리밭이 봄에는 초록빛으로, 초여름에는 황금빛으로 변해 보는 이의 마음까지 출렁이게 만듭니다. 단순한 농장이 아닌, 자연이 만들어낸 하나의 감성 공간이에요.
고창 IC에서 차로 약 15분 거리에 있고,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고창 버스터미널에서 택시로 약 20분이면 도착합니다. 주차장은 대형버스도 주차 가능할 정도로 넉넉하니 안심하세요. 근처에는 ‘선운사’, ‘고창읍성’, 그리고 멋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전망 좋은 카페도 있어 함께 들러보면 좋습니다.
김녕바닷길 – 그리움이 파도처럼 밀려오던 곳 (제주 구좌)
“엄마, 왜 또 엄마만 꼴찌로 나와…” 드라마 초반, 어린 애순이 바닷가에서 어머니를 기다리며 했던 이 대사는 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렸습니다. 거대한 돌을 들고 바다를 향해 던지던 그 장면은 단순히 연기 이상의 울림을 남겼죠.
이 장면이 촬영된 곳은 바로 제주시 구좌읍에 위치한 ‘김녕바닷길’입니다. 바다와 마을 사이를 가로지르는 이 해안도로는 용암 지형과 푸른 바다가 어우러져 걷는 내내 풍경이 멋집니다. 자동차보다는 직접 걷는 걸 추천드려요. 제주스러운 정취가 그대로 살아 있거든요.
제주공항에서 약 40분 거리, 대중교통으로는 701번 버스를 타고 ‘김녕리’ 정류장에서 하차하면 됩니다. 주차는 ‘김녕 성세기해변’ 공영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고, 걸어서 5분이면 바닷길에 도착합니다. 근처엔 ‘만장굴’, ‘김녕풍력발전단지’, 그리고 카페 거리까지 있어 하루 코스로도 알차게 채울 수 있습니다.
청심국제해양청소년수련원 – 추억의 문을 여는 장소 (전남 여수)
드라마 1화, 노인이 된 애순이 요양원 뜰에서 파란색 물감을 칠하다 바다를 떠올리는 장면. 바로 이 장면에서 우리는 이야기가 과거로 흘러들어가는 출발점을 만나게 되죠. 여수에 있는 ‘청심국제해양청소년수련원’이 그 장소입니다.
실제로는 청소년들의 해양 체험 활동이 이루어지는 공간이지만, 드라마에선 조용한 요양원의 느낌을 살려 감정선을 더했습니다. 바다가 바로 보이는 산책로와 벤치는 드라마 감성과도 딱 맞아떨어지죠. 수련원 안에는 넓은 주차장이 있고, 여수 IC에서 차로 20분 정도면 도착합니다. 시내버스를 타면 ‘장수리’ 정류장에서 내려 도보 10분 거리예요.
근처에는 ‘여수 해상케이블카’, ‘향일암’, ‘웅천 해양공원’ 같은 관광지도 많아 하루 일정으로 충분히 즐기실 수 있어요. 드라마 속 감정과 실제 파도 소리를 동시에 느껴보는, 그런 여유로운 하루가 될 겁니다.
장환마을 방파제 – 그 순간, 마음이 움직였던 곳 (전남 장흥)
광식이 배를 타고 섬을 떠나고, 애순이 방파제 끝까지 달려가 울부짖던 장면. 그리고 망설임 없이 바다에 뛰어든 광식. 드라마에서 가장 극적인 장면 중 하나였죠. 이 장면의 배경은 전남 장흥군 ‘장환마을 방파제’입니다.
이곳은 관광지로 유명하진 않지만, 바로 그 점이 매력입니다. 너무 조용해서 오히려 드라마 속 감정이 고스란히 떠오르거든요. 바다 냄새, 고기잡이 배들의 모습, 그리고 마을의 고요함까지… 마치 드라마 한 장면 안에 들어온 듯한 기분이 듭니다.
남해고속도로 장흥 IC에서 차로 25분, 장흥터미널에서 택시로 15분 정도 걸립니다. 공터 주차장이 마을 입구에 마련돼 있지만 10대 정도만 가능하니 참고하세요. 인근에는 ‘정남진 전망대’, ‘장흥 편백숲 우드랜드’, ‘장흥 5일장’ 등이 있어 소박한 여행 코스로도 손색없습니다.
결론 – 한 장면을 따라 걷는다는 건
이런 여행은요, 그냥 발길 닿는 대로 걷는 것과는 조금 달라요. 드라마 속 장면이 마음에 남아 있다면, 그 배경을 직접 걸어보는 것만으로도 감정이 되살아나는 듯하거든요. 풍경 하나하나가 장면처럼 느껴지고, 바람에도 대사 한 줄이 들리는 것 같죠.
다음 글에서는 ‘폭싹 속았수다’의 다른 촬영지는 물론, 감성을 따라 떠나는 국내 여행지들을 더 소개해드릴 예정입니다. 다음 이야기도 함께 걷고 싶으시다면, 이 블로그에 가끔 들러주세요.